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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들이 아니라 내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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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이스이 작성일20-05-16 21:37 조회10,4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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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들이 아니라 내 아들이다

 


아버지는 술을 무척이나 즐겨 마셨다.

내가 볼 때는 중독이었다.

그 술을 끊지 못해 아버지도 많이 힘들었음이 분명하다.

술에서 깨어나면 정말 신사이셨고, 나이드신 어르신들을 만나면

예절이 얼마나 바른지 모른다.

그런 아버지가 술만 마시면 거칠어지시고 물건을 집어 던지기도 하시고 폭력도 행하셨다.

그래서 난 어려서 부터 누나를 따라 교회를 다녔다.

누나가 교회 혼자가는 것이 무서워 나를  데리고 다녔다.

힘들고 어려울 때 마다 교회가 나의 피난처가 되어 주었다.

한 번은 부산에서 일하시던 아버지가 연락도 하지 않고 올라오셨다.

어머니는 서울 가시고 안계셨다.

그래서인지 아버지는 화가 나신 모양이다.

동네에 가신 아버지는 술에 취해서 오셨다.

그땐 난 고등학생이었고, 학교 시험을 앞두고 있어서 아버지의 눈치를 보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술을 받아오라고 하신다.

지금도 취하셨는데 또 마신다고 하니 가기가 싫어졌다.

그래서 아무말 않고 앉아 있는데 대답하지 않으니 화가 나셨던 모양이다.

일어나서 다가오더니 내 빰을 치셨다.

너무 아버지가 싫어서 윗옷을 벗어 던진 채 신발도 신지 않고

울면서 산으로 걸어갔다. 캄캄한 밤중이었다.

큰 바위에 엎드려 하나님께 따졌다.

왜 나에게 이런 아버지를 주셨습니까?

왜 나를 이런 아버지 밑에서 태어나게 하셨습니까?

내가 뭘 잘못했습니까?

얼마나 목놓아 울었는지 모른다.

한참을 울고 있는데 사람소리가 밑에서 들려왔다.

마을 사람들이 짐승이 우는 줄 알고 연장을 들고 6~8명정도 오신 것이다.

가까이 와 보니 사람의 소리인 것을 알고 모두 돌아가고

그 중에 장로님이 올라오셨다. 내 마음을 달래 주면서 같이 산에서 내려왔다.

어머니가 서울에서 내려오셨고 ...며칠이 지난 후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했단다.

저녁에 잠을 자는데 하나님이 나타나서 "네 아들이 아니라 내 아들이다" 하면서

얼마나 몽둥이로 때리는지 저녁내 아이구! 아이구 ! 하면서 이리저리 뒹굴며 혼이 났단다.

어머니가 나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실 때

마음에서 무척이나 통쾌했다. 못난 아들이다.

그때 난 내 아버지가 내 소리를 들으셨구나 하면서 얼마나 위안이 되었는지 모른다.

"난 하늘 아버지의 아들이다"

지금은 육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오래 되었지만 보고 싶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다. 그리고 그 때 목놓아 기도했던 그 바위에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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