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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나팔 대접 재앙들의 관계-이한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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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이스이 작성일23-03-11 09:48 조회1,8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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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나팔, 대접 재앙들의 관계 (이한수 교수, 계 6:1-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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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인, 나팔, 대접 심판(6:1-16:21)

 

계시록 6-16장에 소개되는 인, 나팔, 대접 심판들은 하늘 보좌 환상을 설명하는 4-5장에 토대를 두고 전개된 것들이다. 하나님을 반역하는 세상에 쏟아 부어지는 심판들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에 의해 계획되고 어린양에 의해 집행되는 재앙들이기 때문이다. 심판 시리즈 중에서 처음 네 재앙은 자연계와 관련되고, 나머지 세 재앙들은 서로 관계가 없는 것들이다. 주목할 것은 여섯째 재앙이 소개된 뒤에 삽입된 막간들(interlude)이다. 그것들의 삽입은 전달효과를 극대화시키고 최후심판을 지연시켜서 교회 공동체에게 세상에서 증인 역할을 해야 할 기회를 주는 역할을 한다.

 

계시록 해석이 야기하는 난제들 중 하나는 심판 시리즈들의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다. 가장 고전적인 해석방식은 인, 나팔, 대접 심판 시리즈가 철저하게 시간 순서대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다(Thomas, 1993: 52-56). 토마스에 따르면 일곱째 인은 나팔 재앙들을 내포하고 있고, 일곱째 나팔은 대접 재앙들을 내포한다. 하지만 이 해석의 문제점은 각 심판 시리즈 중 여섯째 또는 일곱째 재앙이 모두 종말을 소개하는 장면으로 끝맺는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각 심판 시리즈가 엄격한 시간 순서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뜻할 수 있다. 각 심판 시리즈 중 마지막 종말을 묘사하는 재앙의 장면들을 한번 살펴보자:

 

여섯째 인 재앙(6:12-17):

내가 보니 여섯째 인을 떼실 때에 큰 지진이 나며 해가 검은 털로 짠 상복 같이 검어지고 달은 온통 피 같이 되며, 하늘의 별들이 무화과나무가 대풍에 흔들려 설익은 열매가 떨어지는 것 같이 땅에 떨어지며, 하늘은 두루마리가 말리는 것 같이 떠나가고 각 산과 섬이 제 자리에서 옮겨지매, 땅의 임금들과 왕족들과 장 군들과 강한 자들과 모든 종과 자유인이 굴과 산들의 바위 틈에 숨어, 산들과 바위에게 말하되 우리 위에 떨어져 보좌에 앉으신 이의 얼굴에서와 그 어린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가리라. 그들의 진노의 큰 날이 이르렀으니 누가 능히 서리요 하더라.

 

여섯째 나팔 재앙(11:15-19):

일곱째 천사가 나팔을 불매 하늘이 큰 음성들이 나서 이르되 세상 나라가 우리 주와 그의 그리스도의 나라가 되어 그가 세세토록 왕 노릇 하시리로다 하니, 하 나님 앞에서 자기 보좌에 앉아 있던 이십사 장로가 엎드려 얼굴을 땅에 대고 하 나님께 경배하여 이르되 감사하옵나니 옛적에도 계셨고 지금도 계신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여 친히 큰 권능을 잡으시고 왕 노릇 하시도다 이방들이 분노하 매 주의 진노가 내려 죽은 자를 심판하시며 종 선지자들과 성도들과 또 작은 자 든지 큰 자든지 주의 이름을 경외하는 자들에게 상 주시며 또 땅을 망하게 하는 자들을 멸망시키실 때로소이다 하더라. 이에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전이 열리 니 성전 안에 하나님의 언약궤가 보이며 또 번개와 음성들과 우레와 지진과 큰 우박이 있더라.

 

일곱째 대접 재앙(16:17-21):

일곱째 천사가 그 대접을 공중에 쏟으매 큰 음성이 성전에서 보좌로부터 나서 이르되 되었다 하시니, 번개와 음성들과 우렛소리가 있고 또 큰 지진과 있어 얼 마나 큰지 사람이 땅에 있어 온 이래로 이같이 큰 지진이 없었더라. 큰 성이 세 갈래로 갈라지고 만국의 성들도 무너지니 큰 성 바벨론이 하나님 앞에 기억되신 바 되어 그의 맹렬한 진노의 포도주 잔을 받으매, 각 섬도 없어지고 산악도 간 데 없더라. 또 무게가 한 달란트나 되는 큰 우박이 하늘로부터 사람들에게 내리 매 사람들이 그 우박의 재앙 때문에 하나님을 비방하니 그 재앙이 심히 큼이더 라.

 

일련의 이런 구절들은 인, 나팔, 대접 심판이 끝나는 시점이 종말이라는 동일한 시점에서 끝을 맺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시사해준다. 그렇다면 1:19에 있는 세 시제 표현들을 삼등분하여 “장차 될 일”이 4-16장에 소개된 일련의 사건들을 가리킨다고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이런 이유 때문에 최근의 많은 학자들은 각 심판 시리즈들이 모두 종말로 끝을 맺으면서도 동일한 심판 내용을 점진적으로 강화시키는 “사이클들, 즉 재반복”이라고 보고자 한다(Osborne, 2002: 269; Davis, 1973: 152-57). 물론 심판 시리즈에서 동일한 심판 내용이 단순히 반복되는 것은 아니고 인, 나팔, 대접 심판을 거치면서 심판의 강도가 점차 강화된다. 이런 구조는 엄격한 연대기적 순서를 나타내기보다 ‘점진적 재반복’이란 문예적 기법에 따른 것이다(Beale, 1999: 121-32).

 

주목할 만한 현상은 인, 나팔, 대접 심판 시리즈가 구약 출애굽기에 나타난 재앙들을 자주 반영한다는 사실이다. 바로가 출애굽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핍박할 때 하나님께서 이집트 백성들에게 각종 재앙들을 내려 심판하신 것처럼, 사탄이 그 주구인 짐승과 땅의 백성을 동원하여 구속받은 하나님백성을 핍박할 때 하나님은 출애굽 때와 유사한 재앙들을 그들에게 쏟으신다. 물론 이들 심판에서 출애굽 재앙들이 동원된다고 해서 출애굽 때와 동일한 물리적 재앙들이 말세에도 재현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계시록 저자가 말세에 임할 재앙들을 소개할 때 출애굽 재앙 자료들을 끌어다 쓴 것은 하나님을 반역하는 땅의 백성들에게서 그들의 지상적 안전을 빼앗는, 심판의 종말론적 성격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러면 인, 나팔, 대접 심판 시리즈는 언제 발생하는가? 어떤 학자들은 1:19의 표현(“네가 본 것과 지금 있는 일과 장차 될 일”) 중에서 “장차 될 일”이 4:1에 언급된 “이후에 마땅히 일어날 일들”을 가리키기 때문에 6-16장에 소개된 인, 나팔, 대접 심판 시리즈는 재림 직전 대환란 때에 일어날 일들을 해설한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1:19의 주석에서 지적한 것처럼 이 구절의 세 시제 표현들 중에서 “네가 본 것”은 요한이 밧모 섬에서 본 1장의 인자 환상만을 지칭한 것이 아니라 요한계시록 전체의 내용을 가리킨다(1:11). 주께서는 요한에게 “네가 보는 것”을 아시아의 일곱 교회들에게 써서 보내라고 명하셨는데, 일곱 교회에게 써서 보내는 내용은 2-3장의 편지 내용만 아니라 요한계시록 전체 내용이다. 그렇다면 요한이 본 것은 두 가지 내용, 즉 “지금 있는 일과 장차 될 일”로 구성된다고 보는 것이 옳다. 결론적으로 인, 나팔, 대접 심판 시리즈는 예수의 초림 때부터 재림 때까지 전체 기간에 걸쳐 하나님을 반역하는 땅의 백성들과 그들을 배후에서 미혹하는 악의 세력들에게 임하는 재앙들이다.

 

심판 시리즈가 항상 종말에 임할 재앙으로 끝을 맺는다는 점에서 시간적 요소를 지닌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심판 시리즈들은 시간적 순서만을 따르지도 않는다. 각 심판 시리즈의 경우 처음 네 재앙들은 어느 것이 먼저 임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고, 다섯째 인 심판은 성도의 기도를 서술하고 있어서 시간 순서를 설정하기도 어렵다. 각 심판 시리즈는 종말을 향해 움직이면서도 동일한 심판을 사이클처럼 강화하면서 반복하기 때문에 점진적 반복이란 문예적 기법에 따라 구조화된 것을 확인할 뿐이다. 따라서 심판의 내용을 인류역사의 사건들과 일대일 방식으로 대응시키는 것은 요한계시록 이해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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