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그 한 사람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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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피이스이 작성일24-11-23 20:40 조회221회 댓글0건본문
이 땅에 그 한 사람이 없을까?
속에서 나무가 썩어 가도
겉은 여전히 푸르기만 하다.
속에서 작은 죄의 벌레들이
꿈틀꿈틀 기어다니며
날카로운 이빨로 쉬지 않고 갉아먹는다.
아, 송송 뚫린 구멍들 어찌할까?
이 나무,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은혜의 비는 멈추고
주인의 눈썹은 찌푸려지고
일그러진 화난 얼굴을 한 채
입에서 불이 품어져 나온다.
“이 찌꺼기들을 어찌할까?”
그렇게 쌓았던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지는
이 순간, 누구를 그리 찾는 건가?
찾고 찾다가 주저앉은 채
내뱉은 한마디.
“이 땅에 그 한 사람이 없을까?”
그리고 다시 일어나 그 한 사람을 찾으려
나가신다.
무너진 성벽 앞에서
잔해들 사이로 걸어가
성벽을 붙잡고 쌓아 올리며
어둠 속에 꺼져 가는 불씨를 혹혹
불어 살리는 자
분노의 불길 앞에서
펑펑 울며 무릎 꿇는 그 한 사람
나를 죽여 달라고 막아서는 그 한 사람
보고 싶은 우리 아버지
오늘도 속이 타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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